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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6회 작성일 24-05-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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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상극이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있기 마련인데, 군상극에는 다소 비중이 높은 주연이 있을지언정 자타가 인정하는 주인공은 없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면서 여러 주조연을 엇비슷하게 다루게 되는데, 말하자면 인물보다는 사건이 주인공인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 다룰 신작 '구덩이'도 군상극 장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트로에 잠깐 주인공 대신 다른 인물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만, 5화가 넘는 비중에도 독자 입장에서 '누가 주인공이지?'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여러 인물들이 균등하게 등장한다면, 플랫폼이나 작가가 공식적으로 군상극이라는 장르를 언급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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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이라는 가상의 시골 지방도시가 배경입니다. 운산에 터를 잡고 있는 여러 인간군상들이 등장합니다. 운동선수를 지망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그냥 백수로 지내고 있는 '기탁'과 그의 친구가 제일 비중이 큰 것으로 보이고, 수십 년 넘게 운산 바닥을 꽉 잡고 있는 조직의 보스 '차사장', 감옥에 갇혀있는 처남의 중요한 물건을 숨겨두고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중늙은이가 있고, 그를 호구잡아서 살림살이를 펴보려는 도박장의 남녀가 따라붙습니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더 큰 조직에서는 운산 바닥을 노리고 있고요.

아직 적은 분량상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작품의 공식 소개를 보면 '마늘밭에 잠들어 있던 110억'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경제 신문을 보면 수십, 수백 억 정도는 우스운 억 단위가 난무하지만, 현실에사는 110억이면 수십 명의 사람이 인생을 바꾸기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들 큰 액수이죠.

이야기의 주인공은 결국 바로 그 마늘밭에 잠들어 있던, 구덩이 안에 들어있는 110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백수 기탁을 비롯해 기존 운산을 지배하던 차사장 등 여러 주조연들이 이 110억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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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많은 이야기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5화 내외의 적은 분량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조폭, 뒷세계, 거리의 밑바닥을 배경으로 내세운 웹툰은 많지만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는 경우는 의외로 드뭅니다. 하드보일드와 액션극화의 분위기란 조금만 삐끗하면 구닥다리의 유치한 느낌으로 전락하기 십상인데, 이 작품은 초반부만 직접 읽어봐도 알 수 있듯 작화부터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에 이르기까지 그럴싸한 분위기를 무척이나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군상극으로 짐작되는 장르인데, 가장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기탁과 그의 친구를 비롯해 여러 인물들의 개성이나 매력을 잘 살아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아주 신선하거나 독특한 캐릭터까지는 아니지만, 액션극화의 묵직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좋은 캐릭터들입니다.

스토리는 아직 평가하기가 다소 조심스럽지만, 인물 소개를 겸하는 초반부의 몇 가지 사건만 봐도 어색하거나 조급한 대신 유장하게 잘 풀어나가는 솜씨가 돋보입니다. 추후의 전개가 더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군상극, 하드보일드, 액션극화, 범죄물의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특히 놓치면 아쉬울 만한 퀄리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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