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공포 밖으로의 구보 - 도나스 학교괴담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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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공포의 기반이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몇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상의 여지를 남겨야 여운이 되고, 작품의 매력은 깊어지며 곱씹어본 공포는 그 날 밤 꿈을 장식한다. 물론 공포의 종류는 다양하기에 이것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공포를 조장할 수도 있다. '이토 준지'나 '히노 히데시' 같은 작가처럼 작품 속 귀신이나 등장인물의 끔찍한 모습을 통해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직도 [죠로쿠의 기묘한 병]이 보여줬던 종기로 뒤덮힌 화가의 모습이 내 머리맡에 떠오르곤 한다.
이런 끔찍한 모습을 어필하여 독자에게 생리적 혐오감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종류의 작품은 그 끔찍함을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서사를 선보여야 한다. 저 이토 준지마저도 가끔은 서사가 부족하여 미묘한 작품을 그리기 했단 걸 생각하면 이는 어려운 작업이다. 혹자가 말할 때 "이 작품은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라고 할 정도의 개성과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을 잘 규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모르지만, 여기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로 자기만의 공포를 규합해낸 작품이 있다. 유쾌한 전개와 불안한 그림체를 매력으로 어필하는 작품이 여기 있다.
귀곡 고등학교라는 가상의 학교로 전학온 주인공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 모든 걸 간단하게 설명한 프롤로그는 그 그림체와 더불어 작품의 기괴함을 더해준다. 통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할 그림체와 공포와 개그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연출과 전개로 작품은 독자들에게 작품 자체를 신선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단순히 무서운 만화가 아니라 한번 보고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친숙한 만화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작품의 초반부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더해 작품은 단순히 웃기고 살짝 무서운 그림체를 가진 만화에서, 어느 정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만화로 자신의 주제를 확장시킨다.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학창시절과 관련되며, 기존의 학교괴담과는 다른 신선한 소재들은 작품을 읽으며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새롭게 등장한 만화가의 앞길에 밝은 빛만 가득하길. 만화는 어둡지만 작가의 유쾌함이 오래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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