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결제해도 괜찮아] #03 살인자ㅇ난감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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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꼬마비, 노마비 지음 | 네이버 웹툰 | 50화 완결 | 전회 3,900원 (7일간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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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의도치 않은 살인을 저질렀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피해자가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그야말로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다면? 살인이 우연찮게 연속되는 와중에 그 모든 피해자에게 죽어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면?
<살인자ㅇ난감>은 이런 기묘한 상상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주인공 이탕은 첫 살인을 우발적으로 저지른 후 연속적으로 살인(연쇄살인Serial murder과 연속살인Spree murder은 심리적 냉각기의 유무로 구분된다. 심리적 냉각기가 있다면 연쇄살인, 없다면 연속살인)을 저지르며 죽어 마땅한 범죄자를 찾아내는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게 된다. 이탕의 살인 현장엔-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그의 살인을 돕기라도 하는 듯-그가 준비하거나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증거가 거의 남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 다른 주인공 장난감 형사는 그냥 지나칠법한 작은 증거들과 특유의 감으로 이탕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 간다. 이 와중에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는 제3의 인물인 송촌이 등장하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왜 죽고 죽이는 이야기인가?
검사를 묶어 놓고 당신 뭔가 죽어 마땅한 짓 한 적 있지 않느냐고 다그쳐 묻던 프롤로그의 강렬한 실사그림 이탕은 점점 각도가 달라지며 귀여운 2등신 캐릭터로 변화한다. 그러나 그림이 귀여워졌다고 결코 내용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단순하고 귀엽게 생긴 캐릭터들이 전하는 잔혹하고 무거운 이야기는 그래서 더 아이러니한 충격을 준다.
<살인자ㅇ난감>은 꼬마비작가의 죽음3부작 중 첫번째 시리즈로 타살을 그 테마로 다루고 있다. 2부인 에서는 자살을, 현재 연재중인 3부 <미결>은 타살과 자살 외의 또 다른 죽음을 을 테마로 한다. 타살, 즉 살인은 가장 오래되고도 강력한 금기로 그래서 더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소재이기도 하다. 살인과 관련한 수많은 컨텐츠가 있지만 <살인자ㅇ난감>은 살인자의 시선에서 상황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처음의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후의 이탕의 모습과, 자신의 능력으로 범죄자를 찾아내서 단죄할 때의 모습, 자신의 저지른 행위에 의문을 품을 때의 모습은 각각 우리로 하여금 공감과 함께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 준다.라인>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미국드라마 <덱스터>의 주인공인 덱스터는 이탕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죽인다는 점, 그리고 그 피해자가 모두 범죄자라는 점. 결과적으로만 보면 이탕과 덱스터는 같은 원칙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둘은 결코 같은 부류가 될 수 없다. 덱스터는 자신의 살인충동을 다스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반면, 이탕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이탕의 모습은 오히려 배트맨에 가깝다. 법이 응징하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개인의 힘으로 단죄하는 정의의 사자. 그러나 배트맨의 자경활동이 살인이라는 선을 넘지 않는 반면, 이탕의 정의는 살인으로만 완결된다. 죽어 마땅한 인간들이 활개치는 세상, 그 누구도 응징하지 못하는 인간들을 대신 죽여준다면 사람들은 환호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탕이 죽인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불안해한다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당당한 모습으로, 법의 보호막 뒤에 교묘히 숨어 있었다. 그들을 그대로 둔다면 계속해서 제2의, 제3의 무고한 희생자들이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이탕의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선한 의도로, 무고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면 그 살인은 괜찮은 것일까? 어떤 이유로도 살인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 내 부모, 내 자식이 억울하게 살해당한 경우에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살인자ㅇ난감>에는 강간당한 충격으로 자살을 한 딸을 위해 복수하려는 아버지의 얘기가 나온다. 저지른 가해자가 미성년인 탓에 죄의 대가를 치르지 않았고, 이에 격분해 직접 복수할 마음을 먹은 피해자의 아버지. 이탕이 한발 먼저 살인을 저지르는 바람에 자신의 손으로 복수할 기회는 잃어버렸지만 그에게 있어 이탕은 은인이다. 그 아버지라면 아마 정당한 살인이라는 말에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장난감 형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미친개가 키워서 미친개가 되는 건지
새끼를 기르면 다 미치는 건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법 안에서 허용되는 만큼만 미쳐야 된다는 거”
정의란 무엇인가
이탕이 정당한 살인행위와 그에 따르는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라면 장난감 형사는 법 밖에서의 살인은 범죄행위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인용한 대사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법 밖의 단죄 행위들을 모두 미친 짓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그리고 이런 장난감 형사의 말을 증명하는 듯한 존재가 바로 송촌이다.
송촌은 정의의 사도를 자청하지만 사람들이 보기에 그의 처벌 기준은 굉장히 낮고 무차별적이다.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도,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무개념 시민도 모두 그에겐 죽음으로 단죄할 대상일 뿐이다. 이탕이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지닌 법 바깥의 자경단이라면 송촌은 법 밖의 자경단이 망가질 수 있는 최악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송촌도 자신의 행동에 고뇌하고 번민한다. 왜 자신을 찾아왔냐는 이탕의 물음에 송촌은 궁금했다고 답한다. 정의의 사도를 자처했지만 날이 갈수록 신념은 무뎌지고 한낱 살인자에 지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드는데, 또 다른 정의의 사도인 이탕은 과연 스스로를 믿고 있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살인자ㅇ난감
이탕에게도 불안감은 존재한다.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정의가 정의겠냐는 그의 말은 이런 불안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작가는 이에 대해 어떠한 가치판단도 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끝낸다. 어떤 명쾌한 선(善)이나 승자를 만들지 않고 독자들의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긴다. 그래서 만화의 제목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느낀 대로 읽어줄 것을 부탁한다. 오직 이 모든 이야기의 목격자가 되어줄 것만을 바라면서. 어떠한 편견에도 사로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의 실명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는다.
작가의 절실한 당부처럼 <살인자ㅇ난감>을 목격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질문에 대답해주기를...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였다면 그건 정당한 살인입니까?
p.s.
이 작품은 네이버에서 결제해 구독할 수 있지만 4컷 만화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하다. 칸과 칸 사이를 제멋대로 잘라냈다던가 컷의 배치가 엉망인 부분들이 있어 감상을 심히 방해한다. 단행본에서는 이러한 결점을 상당히 보완했고 추가 에피소드와 플러스 엔딩이 있으니 가능하다면 책으로 볼 것을 추천한다.
출처: 에이코믹스 https://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16083
윤태호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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