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이웃>, 결국은 불륜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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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한때 지상파 소속으로 이름을 날리던 유명 기자였지만, 정치적 분쟁에 휩싸여 실직하고 맙니다. 2년의 시간 동안 그는 직장에 다니는 아내를 내조하며 가정주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회사일에 바쁜 아내를 위해 밤낮으로 헌신하는 바람직한 남편이지만, 실제로는 윗집 이웃의 유부녀와 불륜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내외의 옆집에 또다른 부부가 이사오면서 시작됩니다. 이사온 부부 중 여자는 대단한 미인인 반면에 남자는 흉악한 인상과 거친 말투, 엄청난 떡대를 뽐내고 있습니다. '촉'이 좋은 주인공이 금세 눈치챈 것처럼 여자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고, 외도가 일상화된 주인공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녀에게 끌리게 됩니다.
위의 두 문단은, 말하자면 최대한 건조하게 '이웃'이라는 웹툰의 줄거리를 소개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을 감정적으로 읽기 전에 먼저 전제를 깔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무슨 얘기인가 하니, 결국 <이웃>이라는 만화를 관통하는 유일하고 유의미한 소재는 결국 '불륜'이기 때문입니다. 결혼한 남녀가 다른 이성을 사귀고 섹스하는 행위죠.
주인공은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하고(한다고 주장하고), 그녀와의 성관계도 즐기고 있지만 동시에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단지 내의 다른 유부녀들과 툭하면 섹스를 합니다. 마찬가지로 그 유부녀들도 주인공을 대상으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고요. 이런저런 안타까운 사정들이 있다지만 결국은 불륜입니다. 남편의 무관심이나 폭력을 다른 남자와의 섹스로 해결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별로 효율적인 방법도 아닐 테고요.
한편, 서사 매체로서 <이웃>이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법론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인물들이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내면에서조차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지 않고, 불륜을 저지른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도 그래요. 그들은 이 행위가 잘못이라는 것을 깔끔하게 인정하죠. 반성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그만두지도 않을지언정, 적어도 독자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구질구질한 변명은 없습니다. 달리 말하면 작가가 캐릭터의 입을 빌려 불륜을 미화하지 않는다는 의밉니다. 만약 그랬다면 저는 굳이 이 리뷰를 적지 않았겠지요.
다른 한 가지 주요한 특징은 그들이 불륜을 저지르는 이유와 방식입니다. 이 부분은 꽤 중요해요. 독자들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장기간에 걸쳐 외도가 벌어졌다는 신문 기사를 읽는 게 아니라, 서사 매체로서의 웹툰을 감상하고 있으니까요. 결국 불륜이 잘못이라는 전제를 깔고나면 남은 것은 그들이 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여부입니다.
이 부분에서 <이웃>이라는 작품은 기술적으로 꽤 훌륭합니다. 적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담백한 심리묘사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그들에게 몰입하게 만들고, 일상과 비일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줄타기식 전개로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죠.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소재와 호불호가 갈릴 만한 작화에도 불구하고, <이웃>이 투믹스라는 플랫폼에서 인기작의 지위를 놓치지 않는 비결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이것은 결국 불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인물들이 품고 있는 사정과 아픔이 어쨌든, 그런 감정을 전달하는 서사 구조가 아무리 훌륭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할 것은 깔끔하게 인정하고, 재미있는 만화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굳이 19금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뒷내용이 궁금해지는 이야기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 2018 / 04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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