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개그와 시리어스의 적절한 조화, '미라클! 용사님'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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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대학만화 최강자전 수상작, '미라클! 용사님'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용사의 모험 이야기를 다룬 용사물이다. 허나 다른 용사물과는 다른 클리셰 부수기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흔히들 생각 할 때 용사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용사물에서 등장하는 용사들은 대부분 같은 패턴이다. 선택받은 검의 주인이라던가, 태어났을 때부터(선천적으로)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던가, 정의감이 무척 투철하다던가, 이 세계를 위해서 자신의 한 목숨 따위 희생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던가, 어딘가 비범한 구석을 가지고들 있다. 그리고 그에 맞게, 대립하는 인물로는 마왕이 존재하고, 마왕은 마족의 왕, 악의 근원, 이 세계의 지배자 등 철저한 악으로 묘사한다. 마왕이 존재하기에 세계가 이렇게 피폐하고 더렵혀졌다고, 그럼으로 용사는 무조건 '이 세계를 위해서 마왕을 처치해야만 한다'라는 묘사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용사물의 정석 아닌 정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르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용사는 아무런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정말로 아무 힘도 없다. 그냥 일반인이다. 심지어 농부였다. 그저 평범한 마을 청년이었는데 용사가 되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사명감도 없고, 특별한 능력도 없고, 목표 또한 명확하지 않다. 우리가 알던 용사랑은 매우 거리가 먼 사람이란 것이다. 심지어 성격까지 무척이나 소심하고, 막말로 호구 같은 아우라를 풍겨 나쁜 사람들도 많이 꼬인다. 자, 여기까지가 전반적인 용사의 설명이다.
<용사의 동료인 페브리즈, 엄청나게 아름답다. 작화의 힘을 퐉! 준 것이 느껴진다. 이 작품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페브리즈를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있다.>
<용사의 동료, 여자보다 더 예쁜.. 성별은 남성이다.>
1화를 보게 되면, 용사와 용사의 동료들(엘프, 용족)이 마왕성에 진입해있다. 이미 1화 시점에서 마왕성, 그것도 꼭대기의 마왕의 방문 앞에 서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미 1화부터 클리셰 부수기는 시작된 것이다. 대부분 용사가 등장하는 용사물에서는 마왕과의 결전은 그 작품의 가장 끝 부분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독자들이나 작가나 가장 학수고대하던 최고의 결전이기 때문이다. 그 세계에서 가장 강한 두 존재들끼리의 사활을 건 싸움이니만큼 어마어마한 빅매치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시작부터 용사 일행은 마왕성 맨 꼭대기에 있다. 심지어 마왕의 방문 앞에 서 있는 용사는 긴장한 탓인지 복통을 호소한다. 용사의 이름은 '하기스 플란넬'인데 이름의 유래답게 그는 긴장하면 배가 아파오는 버릇이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추정된다.) 마왕과의 결전인데 배가 아파 똥을 쌀지 말지를 고민하는 용사를 보면 긴장감은커녕 절로 웃음이 나온다. 굉장히 가볍고 밝은 분위기로 전개되는데, 그렇게 배가 아픈 것을 해결하지 못한 채로 마왕과의 결전에 임하게 된 용사는 성검을 휘두르며 "너 따위는 똥이나 되어버려!"라고 소리치는데 그 말과 함께 마왕이 사라진다. 그녀의 기척이 사라짐과 동시에 용사는 자신도 결국 아픈 배를 참지 못하고 바지에 실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바지를 만져보니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은 것이다. 알고 보니, 마왕이 정말로 똥이 되어 버린 것…….
<압도적인 포스를 풍기는 마왕이..>
<이렇게 변하게 된다(...)>
실로 엄청나지 않은가.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작품의 시작인 1화부터 정말 엄청난 클리셰 부수기의 냄새가 풍겨오는 작품이다. 마왕과의 결전을 단 1화만에 끝내버림과 동시에 마왕을 똥으로 만들어버리는 작가의 능력에 경탄할 수 밖에 없다. 그 이후에도 정말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점이, 마왕이 똥이 되어버린 이상. 그녀를 봉인했다는 유일한 증표가 바로 '똥'인 사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똥을 집어들고서, 교회에 마왕을 봉인했다고 보고를 하기 위해 찾아간다. 보고 받는 사제는 용사를 칭찬하며 어서 증표를 보여달라고 하고, 어쩔 수 없이 보여준 것은 당연히 똥. 사제는 지금 자신과 장난을 치냐고 말하며 화를 내는 차마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다.
<예....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클리셰를 부수며, 마냥 가볍고 밝은 분위기만 보여줄 줄 알았으나 점차 작품의 내용이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초반에 뿌려두었던 복선들이 회수되며 내용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용사의 과거가 밝혀지고, 마왕이 존재하게 된 계기가 나오며, 세상이 이렇게 된 이유가 등장한다. 그리고 초대 용사와 마왕의 관계, 성녀와의 관계 등 많은 이야기들이 얽히고 섥힌 채 전개되는데 필자는 꽤나 흥미롭다고 생각했으나 다만 좀 아쉬운 점이 그렇게까지 전개가 되는 과정이 너무 루즈했다는 것이다. 30~40화 가량의 분량을 별 내용의 진전없이 질질 끌었다. 아마 이 시기에 많은 독자층들이 떠나갔다고 들었다. 꽤나 아쉬울 따름이다. 거기에 많은 복선들이 회수되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중간에 질질 끌던 것에 비해 속도감이 많이 붙어 더욱 대비되는 효과를 주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 많고, 가볍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여 개그의 요소를 많이 섞었지만 그런 사이사이 조금씩 던져놓은 복선들과 다양한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초반에 가볍고 밝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반전시킨 뒤, 작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철학과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다. 관점을 바꾸는 것과 기본적인 설정, 캐릭터 성 등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데뷔작인만큼 분명히 아쉬운 점도 많은 작품이다. 중반부의 루즈한 전개와 몇가지 요소들(그 중 하나는 작품의 주인공 하기스에 대한 문제도 있다.)을 제외하면 더욱 주목 받을 수 있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첫 작품인만큼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작품으로 찾아 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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