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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은 않은 하루 3초 <하루 3컷>

배진수 작가의 «하루 3컷»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 웹툰이다. 이 작품은 웹툰이라는 형식이 아니었다면 시도될 수 없었던 작품으로, 웹툰 플랫폼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즉 웹툰 시장이 충분히 성장해 인터넷 콘텐츠의 주요 영역 중 하나가 되었고,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 보편화하였기 때문에 콘텐츠로서 성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매일 세 컷짜리 짧은 내용을 그려낸다는 형식은 물론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작품은 마치 매일 서로 다른 사진을 한 장씩 찍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이 찰나를 포착해 사진 바깥에 있는 맥락 및 사진을 감상하는 관람자와 상호작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획득하는 것처럼, «하루 3컷» 역시 찰나를 포착해 작품 바깥에 있는 맥락 및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와 상호작용하여 그 의미를 획득한다. 매일매일 업데이트되는 에피소드는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들에 기초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작가는 그것들을 ’인상 비평’하듯 그려낸다.
▲ 이 에피소드를 이해하는 데 설명은 필요없다
«하루 3컷»이 대단한 것은, 그 인상 비평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는 것이다. 작가는 매일 에피소드를 통해 재미를 추구할 때도 있고 진지함을 보여줄 때도 있으며, 가끔은 풍자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 냉소를 보내기도 한다. 더구나 그러한 폭넓은 스펙트럼을 2년간 매일 유지하며 작품을 그려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다.
▲ 가벼운 3초라기엔 메시지의 느낌이 남다르다
‘당신의 하루 중 가장 가벼운 3초’가 이 작품의 모토라고 하지만, 이것이 마냥 가볍기만 한 3초는 아니다. 작가가 쌓아온 2년간의 성실성과 여전히 번뜩이는 날카로운 재치를 확인하고 싶다면, 하루 3초 정도는 이 작품에 신경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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